여름이 막바지이긴 한 걸까요? 입추라고 살짝 기운이 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불볕더위입니다. 한창 여름휴가 시즌이죠. 요즘이야 딱히 휴가 시즌이라는 것이 없지만 그래도 길에 사람들이 드문해 지면 싱숭생숭해지는 게 휴가 시즌인 것 같습니다.
여러분은 휴가를 얼마나 가고, 무얼 가져가고, 가서 무얼 하는지 궁금합니다. 평소에 전화가 오는 많은 분들이 제게 하는 인사 중 하나가 "많이 바쁘죠?"인데, 그렇게 바쁘면서 휴가를 한 달이나 가 있는 걸 알게 되면 다들 의아해합니다. 일단은 그렇게 바쁘지 않습니다. 온 내공을 다해서 주로 많이 노는 편이라.
휴가(休暇)는 쉴 휴에, 틈 가의 한자어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. 미션을 해야 할 때가 아니라 몸과 마음에 쉴 틈을 줘서 나를 쇄신하고 돌려놓는 일인 것이죠. 그러기 위해 저는 단순하고 반복된 일을 수행 합니다. 그것이 3박 4일이건 한 달이건 말이죠.
국외고 국내고 한 달씩 휴가를 가 있는 제가 무엇을 하는지 여쭤 본 사람들이 많았어요. 안 그래도 저는 지금 제주에서 한 달 살기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. 차도 없이 대부분 걸어 다닐 수 있는 거리에서 수급할 수 있는 것들만 수급하고, 행할 수 있는 것만 행하며 휴식하고 있습니다.
여러분의 여름(이 됐건 언제가 됐건) 휴가도 즐겁고 편안하길 바라며, 20년 일 한 저의 여름휴가에 대해 적어 보았습니다.